Ⅱ. 죽음껴안기 (1)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들어 있다고 그렇게 믿어온 나의 몸에서 3번째 암의 존재가 확인되는 순간을 나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검사 결과는 전이가 이루어진 4기에 접어든 암이며 수술은 불가하고 항암주사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담당의사가 말씀하셨다. 더 충격적인 것은 나의 운명을 가르는 나의 짧은 질문 ”암이 전이된 말기 4단계이면 나의 향후 생존기간은 어떻게 예측되는지 물었다 “ 이에 대해서 담당의사는 나를 차분하게 응시하면서 단호하나 명확한 어조로 ”환자분은 특별한 사안이 없으면 6개월 시한부 생존가능 암입니다 “라고 말씀하셨다.
담당의사로부터 6개월 시한부 암이란 선고를 받고는 그 결과에 대해 부인(Denial), 분노(Anger), 타협(Bargaining), 우울(Depressing)의 과정을 거친 후 최종적으로 순응(Acceptance)에 이러는 복잡한 감정들이 차례로 나에게도 나타나다가, 점점 이것저것 뒤얼혀 최악의 환경으로 정신과 육체가 빠지는 것을 시간이 경과할수록 나는 이것을 인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죽음이나 큰 상실을 겪을 때 경험하게 되는 감정적인 단계를 세세히 잘 설명해 주는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이자 심신의학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Elisabeth Kubler-Ross)박사의 연구에 의하여 체계화된 DABDA이론이 나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되어 나타났습니다.
이 이론은 죽음과 임종 과정에서 사람들이 겪는 감정과 행동 패턴을 이해하고 심리적 지원을 제공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사람들은 이 이론을 통해 그들에게 지지와 이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의료 및 상담 분야에서는 이 이론을 활용하여 환우들에게 적절한 지원을 또한 제공할 수 있습니다. 혼란한 정서는 암을 발생시키는데 최적의 토양이 되기 때문입니다.
어느정도 기간이 경과되면서 나에게 일어난 일련의 사태와 나를 둘러싼 환경을 직시하고 주변을 둘려보면서 그동안 소중하게 간직해 온 익숙한 것들을 하나씩 내려놓을 계획을 마음속으로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어느날 갑자기 임종을 맞이할지라도 차분히 받아들이고 이제까지 나와 주변에서 행복한 삶을 같이 영위해 준 소중한 가족과 이웃들에게 행복한 미소를 보내며 떠날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한 사람으로 기억되고자 했습니다.
이렇게 죽음껴안기가 나의 정신계에서 바르게 자리를 잡게 되면서 난치암과의 투쟁과 동행을 위한 정신 재무장을 갖추게 되었다. 병원에서 지정해주는 일련의 정기적인 항암주사와 CT스캔검사를 통한 암의 변화 상태를 확인하면서 현재 적용 중인 항암주사약에 대한 암조직의 내성발생으로 여러 번에 걸쳐서 항암주사약품을 바꾸어야 했다. 불행히도 다른 암종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재까지 개발된 항암주사약은 매우 적었고, 표적항암치료약도 개발이 되어있지 않아서 현재의 항암주사약에 암조직의 내성이 크게 되면 어떻게될 것인지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이 또한 그때 가서 대안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미리 고민하고 걱정한다고 대안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이 과정에 반드시 발생하는 항암주사처지에 대한 다양한 부작용이 나를 몹시도 괴롭게 했지만 귀신잡는 해병대를 나온 깡다구 정신으로 나를 다독이며 이를 극복하면서 견디어 이제는 6개월 시한부 삶을 지나서 2년을 넘기며 암과의 동행을 하고 있다. 나의 암과의 동행은 계속 이어질 것이며 불로그를 통해 공유하고 공감하며 도움이 조금이나마 필요한 암환우들에게 지지와 응원이 되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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